2월 13일.

상황은 절망적이다.

알파 팀은 이틀전 연락이 두절되었고, 우리팀인 베타 역시 돌입 당시 치뤄진 저 괴물들과의 전투 때문에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게다가 비상식량마저 다 떨어져간다.

저들은 오직 시각에 의존하는듯 하며 인간에 대한 강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

브리핑 때 듣기론 어떤 바이러스에 의한 역병에 걸린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저건 이미 사람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괴이하다.

폐허같은 건물에 숨어들어온 나는 이미 제 기능을 못한채 지직 소리만 내는 무전기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건물 안에서 주운 메모장에 일기를 남긴다.

 

 

2월 17일.

제임스와 리사와의 합류에 성공했다.

이번 작전 최대의 적은 공포다.

한순간에 크게 놀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류가 아닌,

정신을 천천히 좀먹는 류다.

실제로 제임스와 리사는 합류한 아침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그들의 눈은 긴장으로 인해 잔뜩 충혈되어 있었으며, 쌓인 피로 때문인지 제대로 걷지도 못하였다.

힘을 복돋아 주기위해 농담을 해보았으나 나를 슬쩍 바라봤을 뿐, 별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2월 18일.

아침에 일어나자 제임스와 리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주변을 수색해보았으나 단서라고는 그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찢어진 옷조각과,

주변에 짙은 혈향과 피자국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잠든 사이에 당해버린 걸까?

하지만 어째서 난 공격받지 않았지?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오늘은 잠을 자지 않기로 했다.

 

 

2월 19일.

잠을 안잤는데도 묘하게 정신이 맑다.

통신도 두절되었고, 더이상의 동료수색과 기다림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난,

단독으로 탈출을 감행하기로 하였다.

 

 

2월 19일 저녁.

괴물들을 처치하며 돌입했던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 거의 쉬지않고 계속 달렸다.

공격성은 강하나 그리 민첩하지 않아서인지 처치는 비교적 수월했다.

그들이 본래 인간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치않지만,

이건 살기 위한 정당방위다.

 

 

2월 20일.

괴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도망치는 와중에 식량을 잃어버렸다.

일기도 2페이지 밖에 안 남았다..

 

 

2월 21일.

하늘이 붉다.

벌써 잠을 안잔지 이틀째지만 피로감이 들진 않는다.

다만 공복감 탓인지 무언가를 씹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든다.

 

 

2월 22일.

괴물 하나를 죽인 후 그 시체를 먹어보았다.

제임스와 비슷한 맛이 났다.

 

 

 

 

 

 

 

6월 5일.

여름 휴가를 맞아 그리스 산토리니로 여행을 왔다.

붉은 바다 위로 고기들이 흘러넘친다.

 

 

6월 아니야, 2월?

의식이 흐릿해진다. 날짜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다. 

입 안엔 걸쭉한 토마토주스가 흘러넘친다.

목에서 계속, 우어어── 하는, 어릴적 듣던 젖소 울음소리 같은 울림소리가 난다.

 

 

3월

괴물들 은 이 제날 봐도 공격성을 띄  지않는다

어질어질질어하다

내일은꼭 탈출할 수있겠지

 

 

3월 ────────────────────(피로 얼룩져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