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행사 - 판타지손바닥대회
글 수 65
사건은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지하실에서 부터 시작했다. EE빌라의 밑에는 아주 역사깊은 창고가 하나있다. 꽤나 오래된 듯한 그 창고는 빌라의 주민들이쌓아둔 각종 잡동사니로 가득 차있었고 사람들에게 잊혀진지 오래라 먼지만 자욱했다. 그 때 창고의 문이 열리면서 환한 햇빛이 창고로 밀려들어왔다. 쏟아지는 햇빛 속에 인간의 실루엣이 등장했다. 한 중년의 남성이었는데 제법 이목구비가 바르고 입이 굳게 다문게 꽤나 남자다워 보였다. 그는 붉은
난방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창고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먼지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아주 흉하게 변했다.
"오오 우리 동네에 이런 공간이 있었나? 신기하네."
그는 OO대학교의 교수로 주변에는 아주 명망있는 고고학자로 꽤 이름이 높은 자였다.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7시에 일어나 간단하게 삼겹살을 먹고 옷을 차려입고 빌라를 나왔다. 나오던 중 빌라의 현관 옆에 흙으로 덮인 철문을 보았고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그곳을 탐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옷에 붙은 먼지를 떼 내고 라이트를 켰다. 주변에는 잡동사니로 가득했고 아직도 먼지가 안개처럼 뿌옅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꽤나 진한미스테리의 예감에 실실 웃으며 두리번렸다. 종이박스로 꽁꽁 감추어진 잡동사니들은 그를 두근거리게 했고 그는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상자를 뒤졌다. 상자들 속에는 물건이 어찌나 많은지 캔커피 깡통부터 시작해서 데미소다 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그는 이것저것 뒤지다가 꽤 쓸 만한 것을 찾기도 했는데 그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것은 샌디스크 16G와 컬트양식의 예쁜 후드였다. 후드는 그에게 꼭 맞아서 그는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계속 이것저것 찾던 중 시간이 꽤나 흐른 것을 느끼고 그는 쓸만한 것을 이것 저것 챙겼다.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고 창고 밖으로 나왔다. 벌써 밖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그는 결근했지만 마음은 매우 뿌듯한 것을 느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3층에 있는 집까지 계단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는 낡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 홀로 사는 것을 말해주는 듯 비좁은 원룸은 책과 이불 등으로 어지럽혀져 있었고 드문드문 보이는 성인잡지는 그가
독신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발로 대충 앉을 자리를 만들고 수확물을 담은 종이
박스를 내려놓았다.
“흐흐흠, 좋은 걸?”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수확물을 여기저기 쌓아두고 가장 밑에 놓았던 후드를 꺼냈다. 후드는 꽤 오랫동안 창고에 있었음에도 먼지하나 없었고 그는 수상쩍게 여겼지만 그냥 입기로 결심했다. 후드의 알록달록한 예쁜 색상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그런 것이리라. 후드는 그의 체형에 매우 알맞았다. 그는 거울을 보고 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 갖가지 포즈를 취했다. 그 때, 후드에서 이상한 연기 같은 것이 스멀스멀 나왔다. 그는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 후드를 벗으려 했으나 후드는 그의 몸에 찰싹 붙은 듯 떨이지지 않았다. 연기는 칠공뿐만 아니라 모공 심지어는 항문과 양물을 통해서 그의 체내로 들어왔다. 그는 머리를 쥐어 싸고 이리저리 저리 굴렀다.
“으악! 뭐야, 머리가 머리가 너무 아파!”
“연자여.....보아라.”
“머리가...머리가 너무 아파!”
“연자여....”
“끄아아악! 이 고통은 도대체!”
“이 새끼야! 좀 닥치고 보라고!”
그는 고통을 깨고 들려온 욕지거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 앞에는 한 선풍도골의 한 노인이 있었고 그 뒤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노인이 들고 있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말했다.
“이 개새끼가, 들으라면 들어 쳐먹어야할 것 아니야. 너 임마 이름이 뭐야?”
“김영랑이요.”
“뭐하는 놈인데 새끼야.”
“일단은 교수입니다만.”
“나이는?”
“34이요.”
신선의 풍모를 가진듯한 노인에게서 나오는 욕설에 영랑은 꽤나 아이러니하고 웃기다고 생각했다. 노인은 심문형식으로 영랑의 신상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영랑이 동정인 것까지 들은 후에야 노인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영랑은 자신의 과거의 치부까지 들추어진 것이 너무나도 분한지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
“좋아...아주 좋아.”
노인은 입가에 진한 웃음을 띠고 영랑에게 말했다.
“넌 이제부터 고자의 사도가 될 것이다. 우리의 뜻을 대변하고 우리의 욕망을 공유하고 우리의 기억을 가질 것이다.”
그 순간 노인을 비롯한 뒤에 있던 수많은 인영들이 빛무리로 화했다. 영랑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그의 방안이었다. 영랑은 꽤나 생생한 꿈에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개꿈이라고 생각했다.
‘멍청한 놈.’
“뭐...뭐야?”
‘이 멍청한 새끼야, 방금 전에도 얘기했으면서 그새 까먹었냐?’
“뭐...뭐야 당신 도대체 뭐야?”
‘나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우리는 고자다.’
“고...고자?”
‘그래, 역사속에서 사라져간 수많은 고자들이 바로 이 후드 속에 숨 쉬고 있는 것이지.’
“그래서 고자들이 왜 그곳에 있는겁니까?”
‘성불이다. 이승과 얽힌 욕망의 사슬을 풀고 승천하기 위해서다.’
“우와 웬지 오컬틱한 이유네요.”
새로운 미스테리에 그는 다시 두근거리며 소녀처럼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노인에게 욕지거리를 한바가지 얻어먹었다. 노인의 목소리가 아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자네는 우리의 욕망을 풀어주고 매개체가 된 걸세. 그리고 그 대가로 자네는 쌓이고 쌓인 우리의 양기와 지식을 얻었지.’
“댁은 또 누굽니까?”
‘빈승은 혜지라 하네.’
“스님이에요? 스님인데 왜 여기 있어요?”
‘스님은 고자아니라는 법이 있는 건 아니잖나’
그는 갑작스레 생긴 불청객들로 머릿속이 매우 시끄러워졌다. 제각각 제 할 말만 떠들어 대기에 질서정연함은 단 한방울도 없었고 결국 그는 오늘 잠을 포기해야했다. 잠을 포기했지만 새로운 미스테리가 자신에게 강림한 것을 위안으로 하고 후드 속 불청객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다. 영랑은 그들과 얘기하면서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그들의 지식은 매우 탄탄하고 경이로웠다. 어느 한 신분에 구애 받지 않고 다방면으로 분포해있었던 그들의 지식은 영랑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 그리고 밤은 깊어갔다.
◆
영랑이 후드를 입은 지 3년이 흘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영랑에게는 거대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영랑은 후드속의 방대한 지식으로 무공에서 상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지식을 쌓았고 지금에 이르어서는 원룸에서 집 하나 장만했을 정도로 아주 형편이 좋아졌다. 그의 몸속에 존재하는 엄청난 양기로 무공은 일신우일신으로 늘어갔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일하지만 널널한 밤에는 후드를 쓰고 거리를 다니곤 하는데 이따금 자신의 힘으로 범죄를 소탕하기도 했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그를 ‘나이트후드’라고 칭했지만 세속에 관심 없는 교수는 오늘도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으...음, 그러니까 농구공의 돌기의 수는 정확히 8만7천4백3십2개란 말입니까?”
‘그래, 소싯적에는 내가 30년에 걸쳐 몇 백개의 농구공을 세어봤단다.’
“잉여하네요. 그냥 공장에 물어보면 되잖습니까.”
‘아...맞다....’
농구공을 연구했던 학자는 씁쓸하게 웃으며 후드의 심연 속으로 들어갔다. 영랑은 고풍스런 암갈색 서랍의 첫 번째 칸에서 낡은 노트 하나를 꺼냈다. 그 밑으로는 수많은 노트들이 쌓여 있었다. 영랑은 날카로운 연필로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였다.
농구공의 돌기는 정확히 8만7천4백3십2개이다
852개의 농구공을 조사한 결과(마모된 돌기 포함)를
보았을 때 모두 균일하게 나왔다.
조사인 : 바스케 요네이치
“참 할 일 없는 사람이었군.”
그는 노트를 덮고 중얼거렸다. 시계의 시침은 벌써 Ⅹ를 가리키고 있었고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제는 속세와는 무관한 김영랑이 아닌 나이트후드가 될 때이다. 그는 장롱에서
3년 동안 친숙해진 후드티를 입고 특수 제작한 가면을 썼다. 가면은 반달 모양의 눈구멍만 뚫려있고 피카소의 얼굴처럼 갈라진 가면이었다. 그리고 천으로 쌓인 긴 무언가를 들고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칠흑의 창공을 가르며 도심지로 나아갔다. 건물과 건물들을 뛰어다니며 느끼는 쾌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이 상쾌했다. 번쩍거리는 63빌딩 위에 앉아 세상을
관조하는 느낌에 그는 이 위험한 산책을 끊을 수 없었다. 63빌딩 옥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던 중 그는 어떠한 영감을 느꼈다. 아주 친근한 영감을 말이다. 그는 자기혐오와도 같은 불쾌한 느낌에 영감을 따라 날아갔다. 어느 정도 갔을 때 그는 혈향을 맡았다. 어두운 골목길
사내로 한 사내가 아이의 손을 잡고 다급히 뛰고 있었다. 사내의 사타구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영랑은 그들에게로 뛰어내렸다.
“나....나이트후드? 당신이지? 맞지.”
“이봐요 당신 상태가....”
“빨리...급하다고! 괴물이 쫓아오고 있어! 빨리 그 애는 삼대독자란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제길, 빨리!”
영랑은 얼떨결에 아이를 인수받고 옆의 주택의 지붕에 올라갔다. 그리고 사내가 왔던 길에서 한 사람이 나왔다. 그는 흑백의 후드를 입고 검을 창을 들고 있었다. 매우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그자는 창으로 사내의 사타구니를 거침없이 찔렀다.
“끄아아아아악!”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그는 아이의 눈을 가렸다. 분명 끔찍한 일인데 그의 마음에 쾌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흑백후드의 사내는 창으로 영랑을 가리켰다.
“나와라. 동포여.”
“동포?”
그는 천으로 둘둘 말은 금빛 직사각형의 검을 쥐고 그와 마주했다. 흑백후드의 사내는 입꼬리를 말고 말했다.
“왜 그런가..... 나를 느끼지 못하는 건가? 이 가혹하고도 슬프고 비극적인 이 기운을?”
“너.....너도?”
“그래 나도 고자의 화신이다. 너와 마찬가지로 말이지.”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몰라서 묻나? 이것은 우리의 숙명이야. 세상을 우리와 같은 레벨로 만드는 거지.”
영랑은 갑작스레 발검했다. 그의 검은 검기로써 나뉘며 사내의 사혈을 점했다. 하지만 사내는 오히려 검기를 튕겨냈다.
“뭐야....너 고자가 아니었나?”
“전 건장한 남성이라구. 함부로 말하지마 이 애송이 놈아.”
“이....개새끼가!”
사내는 창에 음산한 기운을 모아 영랑에게로 쏘아냈다. 그 창에 실린 경기는 너무나도 막강해 도로를 갈아엎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닌지 그의 창에서 무수한 강기가 뿜어져 나왔다. 창영이 창공을 덮어 영랑에게로 쏘아져 나갔다. 영랑은 금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그러자 창영이 와해되었다.
“어? 너 고자도 아닌 주제에 꽤 세군.”
‘비...빌어먹을 뭐야. 단 일수에 이런 막강한 경력이 들어있다니.’
‘야 이 멍청아! 당연히 강할 수밖에 저놈은 발기부전이다.’
‘우앗? 진짜요?’
3년 전 그에게 후드를 씌운 그 노인이 영랑에게 조언을 주었다. 영랑은 의외의 사실에 깜짝 놀랐고 노인은 계속 얘기했다,
‘저놈은 발기부전으로 너보다는 고자에 가까운 존재. 동질감을 느끼는 고자들이 더 많은 힘을 빌려주는 것이 당연하지.’
‘저 녀석 젊어 보이는데 벌써....’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그 청년은 쉴 틈 없이 그를 공략해 들어왔다. 그의 창은 어느 것이 진짜고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환영으로 나뉘어 영랑을 압박했다. 영랑은 혼신의 힘을 다해 가까스로 그것을 막아냈다. 허나 그것을 막아내기에 급급했을 뿐 이었다.
“이이이익! 이 고자도 아닌 놈이!”
청년은 창을 거두었다. 그리고 양 손을 모아 마기를 응집하기 시작했다.
“마라미라야라르러....”
그러자 후드에서 이상한 회색 물질들이 꿀럭꿀럭 게워져 나왔다. 이내 그것들은 창공을 활보하며 하늘을 뒤엎었다. 그렇다! 그것은 후드 속에 갇혀버린 고자의 망령인 것이다.
“크하하하, 얼마 만에 맛보는 인간냄새냐!”
“거대한 양기가 느껴진다!”
“하초를 먹어치우자!”
망령들은 제 말만 지껄이다가 영랑의 거대한 양기를 느꼈다. 그것은 고자들은 가질 수 없는 건장한 성인 남성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러한 향기였다. 망령들은 영랑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의 하물로 몰려들었다. 그의 그것을 먹기 위해.
“히에에엑! 저리가! 저리 가 라구!”
영랑은 공포에 질려 이리저리 뒹굴며 악착같이 따라붙는 망령에게서 도망쳤다. 청년은 그 모습을 보고 비웃으며 망령을 거두었다.
“너에게 열흘의 시간을 주지. 그 안에 네 스스로 물건을 자르던지 아니면 내 눈에 보이면 내가 직접 잘라주지.”
그리고 청년은 사라졌다. 영랑은 이리저리 패인 고투의 흔적에 주저앉아버렸다. 영랑은 풀린 다리를 간신히 잡아 터덜터덜 걸어갔다. 영랑은 아이를 분실물 신고함에 넣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 없이 울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다. 영랑은 눈물로 얼룩진 자신의 얼굴을 비비고 tv를 켰다.
“어젯밤, 성인 남성 70여명이 사타구니가 파열된 채로...”
영랑은 다급히 tv를 껐다. 영랑의 눈가에는 다시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의 정력과 하물은 3년 전 그날부터 급격히 발달했고 그 날 이후로 동정도 뗐다. 이런 그이니 그의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히키코모리처럼 침대에서만 누워있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라디오에서 나오는 속보는 그의 심장을 죄었다.
“제...발! 제발! 이게 꿈이었으면!”
‘그만 질질 짜 이 애송이 놈아!’
“여..영감님!”
‘벌써 열흘이 지났다! 죽든살든 가봐야 될 것 아니야! 고자는 무슨 괴물이래냐?’
영랑은 노인의 말에 훌쩍 훌쩍 거리며 금검을 챙기고 후드를 입고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선 그곳은 아비규환이었다. 도시는 불타고 고자들은 좀비처럼 거리를 쏘다녔다.
“으악! 살려줘. 거긴 안돼! 안된다고! 끄아아악!”
사내의 비명소리가 도시에 흘러넘쳤다. 영랑은 공포로 식어가는 자신의 몸을 부여잡고 천천히천천히 걸어갔다. 한동안 걷던 중 검은 연기가 그의 주위를 둘러쌌다. 그리고 그 속이 세로로 갈리며 청년이 나왔다.
“오랜만이야, 동포. 어때...거세는 하고 왔나?”
“내 대답은.... 이거다!”
영랑이 공포를 마음 한구석에 눌러놓고 검을 휘둘렀다. 허나 청년은 가볍게 검을 피해 버렸다.
“좋아...권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신다 이거지? 한번 죽어봐라!”
그가 손을 하늘로 뻗치자 이상한 음파와 함께 마기가 응집 됬다. 그러자 후드에서는 망령들이 꿀럭 꿀럭 기워 나왔고 고자들은 눈에 핏발이 선채로 몰려들었다.
“남자의 냄새가 난다!”
“거대한 물건의 냄새가 난다!”
수많은 망령들과 고자들이 그에게 달라붙었다. 간신히 공포를 이겨냈던 영랑의 마음속에선 다시 공포가 샘솟았다. 또한 망령들이라면 검을 휘두를 수 있었지만 민간인(?)까지 달려들어 그의 무위를 마음껏 발휘할 수 없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그의 옷은 지금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하하하하! 어디 그 물건이 얼마나 커서 그렇게까지 하나 보자!”
고자들과 망령들은 그의 의복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고 영랑은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그의 몸을 가렸다. 하지만 그에는 한계가 있었고 마침내 그의 물건이 찬찬히 위용을 보였다.
그리고 일순간 영랑을 제외한 모두가 경악했다.
巨大
그렇다. 그의 그것은 보통에 비하여 매우 훌륭했던 것이다. 청년은 그 사실에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저 놈의 그 것을 잘라! 잘라버리란 말이야!”
망령들과 고자들도 열등감에 쩔어 영랑을 공략했다. 영랑은 그 순간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그래...뭐 어쩔 수 없지...뭐 고자도 사람이니까.’
그런 자비심을 갖자 그의 시야는 눈에 띄게 넓어졌다. 눈물을 흘리는 고자들의 모습을 보았다. 비명을 지르는 망령을 보았다. 그리고 열등감에 비분강개하는 청년을 보았다. 그리고 생각한다.
‘불쌍하다.’
그렇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 들은 너무 불쌍한 것이다. 남들에 대한 열등감에 눌려 살아가는 이 들이 너무 불쌍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서 노인이 말했다.
‘잘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왕자지도이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그런 마음! 그것이야 말로 활검의 의지인 것이다!’
그의 몸속에서 이상한 기운이 끓어올랐다. 그 기운은 낯설었지만 그 무엇보다 따뜻했고 또한 관대했다. 그 기운은 그의 몸속을 달리며 활력을 주었다. 그는 가볍게 자신에게 붙은 것들을 떼어냈다.
“아아...그렇군...이것이 바로 활검지도. 이것이 바로 왕자지검(王者之劍)이로군.”
청년은 당황한 티를 역력하게 드러냈다. 그 기운에 후드속의 망령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영랑은 마음껏 왕자지검인 활검을 펼쳤다. 활검의 부드러운 기운은 상처 없이 고자들과 망령들을 잠재워버렸고 얼마채 지나지 않아 모든 고자들과 망령들이 잠들어버렸다.
“이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절대 안 돼!”
청년은 강한 와류로 쌓인 창을 그에게 던졌다. 허나 영랑은 가볍게 그것을 흘려버렸다. 이어서 영랑에게 공격을 날렸지만 청년의 공격은 모두 무산되었을 뿐이었다. 그는 직감했다.
이런 식으로는 난 그의 머리털조차도 건드릴 수 없다고.
“그럴 수는 없다고!”
그리고 청년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박살내버렸다.
“크아아아아아아!”
“뭐...뭐야!”
‘저 놈....고자왕의 재목이었던가.’
“고자왕이요?”
‘그래 스스로 고자가 됨으로써 후드와의 싱크로율의 한계를 돌파하여 망령들을 완벽하게 지배하는 거지.’
청년의 몸을 완벽하게 마기로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완벽한 구체를 이루자 펑 소리를 내며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청년은 급격히 당황하며 절규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어떻게 된 거냐고!”
청년은 서럽게 땅을 치며 울부짖었다.
“그들도 복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들은 복수를 원한 것이 아니야.”
청년은 영랑을 봐라봤다.
“그들이 원한 것은 그들도 평범해지고 싶다는 것뿐 그것뿐이야.”
“세상을 다운그레이드하는 것 보다는 자신들이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는 거지.”
청년은 훌쩍거리며 경청했다.
“한번 잘린 물건은 후에 더 탱탱하고 튼튼하게 다시 난다고 한다.”
청년은 그에 말에 눈물을 닦고 일어선다. 그리고 영랑의 품에 안긴다.
이로써 깊은 어둠은 맑은 새벽이 되고 앳된 소년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늦었지만 일단....
난방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창고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먼지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아주 흉하게 변했다.
"오오 우리 동네에 이런 공간이 있었나? 신기하네."
그는 OO대학교의 교수로 주변에는 아주 명망있는 고고학자로 꽤 이름이 높은 자였다.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7시에 일어나 간단하게 삼겹살을 먹고 옷을 차려입고 빌라를 나왔다. 나오던 중 빌라의 현관 옆에 흙으로 덮인 철문을 보았고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그곳을 탐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옷에 붙은 먼지를 떼 내고 라이트를 켰다. 주변에는 잡동사니로 가득했고 아직도 먼지가 안개처럼 뿌옅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꽤나 진한미스테리의 예감에 실실 웃으며 두리번렸다. 종이박스로 꽁꽁 감추어진 잡동사니들은 그를 두근거리게 했고 그는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상자를 뒤졌다. 상자들 속에는 물건이 어찌나 많은지 캔커피 깡통부터 시작해서 데미소다 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그는 이것저것 뒤지다가 꽤 쓸 만한 것을 찾기도 했는데 그가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것은 샌디스크 16G와 컬트양식의 예쁜 후드였다. 후드는 그에게 꼭 맞아서 그는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계속 이것저것 찾던 중 시간이 꽤나 흐른 것을 느끼고 그는 쓸만한 것을 이것 저것 챙겼다.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고 창고 밖으로 나왔다. 벌써 밖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그는 결근했지만 마음은 매우 뿌듯한 것을 느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3층에 있는 집까지 계단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는 낡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 홀로 사는 것을 말해주는 듯 비좁은 원룸은 책과 이불 등으로 어지럽혀져 있었고 드문드문 보이는 성인잡지는 그가
독신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발로 대충 앉을 자리를 만들고 수확물을 담은 종이
박스를 내려놓았다.
“흐흐흠, 좋은 걸?”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수확물을 여기저기 쌓아두고 가장 밑에 놓았던 후드를 꺼냈다. 후드는 꽤 오랫동안 창고에 있었음에도 먼지하나 없었고 그는 수상쩍게 여겼지만 그냥 입기로 결심했다. 후드의 알록달록한 예쁜 색상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그런 것이리라. 후드는 그의 체형에 매우 알맞았다. 그는 거울을 보고 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 갖가지 포즈를 취했다. 그 때, 후드에서 이상한 연기 같은 것이 스멀스멀 나왔다. 그는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 후드를 벗으려 했으나 후드는 그의 몸에 찰싹 붙은 듯 떨이지지 않았다. 연기는 칠공뿐만 아니라 모공 심지어는 항문과 양물을 통해서 그의 체내로 들어왔다. 그는 머리를 쥐어 싸고 이리저리 저리 굴렀다.
“으악! 뭐야, 머리가 머리가 너무 아파!”
“연자여.....보아라.”
“머리가...머리가 너무 아파!”
“연자여....”
“끄아아악! 이 고통은 도대체!”
“이 새끼야! 좀 닥치고 보라고!”
그는 고통을 깨고 들려온 욕지거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 앞에는 한 선풍도골의 한 노인이 있었고 그 뒤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노인이 들고 있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말했다.
“이 개새끼가, 들으라면 들어 쳐먹어야할 것 아니야. 너 임마 이름이 뭐야?”
“김영랑이요.”
“뭐하는 놈인데 새끼야.”
“일단은 교수입니다만.”
“나이는?”
“34이요.”
신선의 풍모를 가진듯한 노인에게서 나오는 욕설에 영랑은 꽤나 아이러니하고 웃기다고 생각했다. 노인은 심문형식으로 영랑의 신상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영랑이 동정인 것까지 들은 후에야 노인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영랑은 자신의 과거의 치부까지 들추어진 것이 너무나도 분한지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
“좋아...아주 좋아.”
노인은 입가에 진한 웃음을 띠고 영랑에게 말했다.
“넌 이제부터 고자의 사도가 될 것이다. 우리의 뜻을 대변하고 우리의 욕망을 공유하고 우리의 기억을 가질 것이다.”
그 순간 노인을 비롯한 뒤에 있던 수많은 인영들이 빛무리로 화했다. 영랑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그의 방안이었다. 영랑은 꽤나 생생한 꿈에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개꿈이라고 생각했다.
‘멍청한 놈.’
“뭐...뭐야?”
‘이 멍청한 새끼야, 방금 전에도 얘기했으면서 그새 까먹었냐?’
“뭐...뭐야 당신 도대체 뭐야?”
‘나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우리는 고자다.’
“고...고자?”
‘그래, 역사속에서 사라져간 수많은 고자들이 바로 이 후드 속에 숨 쉬고 있는 것이지.’
“그래서 고자들이 왜 그곳에 있는겁니까?”
‘성불이다. 이승과 얽힌 욕망의 사슬을 풀고 승천하기 위해서다.’
“우와 웬지 오컬틱한 이유네요.”
새로운 미스테리에 그는 다시 두근거리며 소녀처럼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노인에게 욕지거리를 한바가지 얻어먹었다. 노인의 목소리가 아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자네는 우리의 욕망을 풀어주고 매개체가 된 걸세. 그리고 그 대가로 자네는 쌓이고 쌓인 우리의 양기와 지식을 얻었지.’
“댁은 또 누굽니까?”
‘빈승은 혜지라 하네.’
“스님이에요? 스님인데 왜 여기 있어요?”
‘스님은 고자아니라는 법이 있는 건 아니잖나’
그는 갑작스레 생긴 불청객들로 머릿속이 매우 시끄러워졌다. 제각각 제 할 말만 떠들어 대기에 질서정연함은 단 한방울도 없었고 결국 그는 오늘 잠을 포기해야했다. 잠을 포기했지만 새로운 미스테리가 자신에게 강림한 것을 위안으로 하고 후드 속 불청객들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다. 영랑은 그들과 얘기하면서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그들의 지식은 매우 탄탄하고 경이로웠다. 어느 한 신분에 구애 받지 않고 다방면으로 분포해있었던 그들의 지식은 영랑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 그리고 밤은 깊어갔다.
◆
영랑이 후드를 입은 지 3년이 흘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영랑에게는 거대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영랑은 후드속의 방대한 지식으로 무공에서 상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지식을 쌓았고 지금에 이르어서는 원룸에서 집 하나 장만했을 정도로 아주 형편이 좋아졌다. 그의 몸속에 존재하는 엄청난 양기로 무공은 일신우일신으로 늘어갔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일하지만 널널한 밤에는 후드를 쓰고 거리를 다니곤 하는데 이따금 자신의 힘으로 범죄를 소탕하기도 했다. 그래서 세간에서는 그를 ‘나이트후드’라고 칭했지만 세속에 관심 없는 교수는 오늘도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으...음, 그러니까 농구공의 돌기의 수는 정확히 8만7천4백3십2개란 말입니까?”
‘그래, 소싯적에는 내가 30년에 걸쳐 몇 백개의 농구공을 세어봤단다.’
“잉여하네요. 그냥 공장에 물어보면 되잖습니까.”
‘아...맞다....’
농구공을 연구했던 학자는 씁쓸하게 웃으며 후드의 심연 속으로 들어갔다. 영랑은 고풍스런 암갈색 서랍의 첫 번째 칸에서 낡은 노트 하나를 꺼냈다. 그 밑으로는 수많은 노트들이 쌓여 있었다. 영랑은 날카로운 연필로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였다.
농구공의 돌기는 정확히 8만7천4백3십2개이다
852개의 농구공을 조사한 결과(마모된 돌기 포함)를
보았을 때 모두 균일하게 나왔다.
조사인 : 바스케 요네이치
“참 할 일 없는 사람이었군.”
그는 노트를 덮고 중얼거렸다. 시계의 시침은 벌써 Ⅹ를 가리키고 있었고 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제는 속세와는 무관한 김영랑이 아닌 나이트후드가 될 때이다. 그는 장롱에서
3년 동안 친숙해진 후드티를 입고 특수 제작한 가면을 썼다. 가면은 반달 모양의 눈구멍만 뚫려있고 피카소의 얼굴처럼 갈라진 가면이었다. 그리고 천으로 쌓인 긴 무언가를 들고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칠흑의 창공을 가르며 도심지로 나아갔다. 건물과 건물들을 뛰어다니며 느끼는 쾌감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이 상쾌했다. 번쩍거리는 63빌딩 위에 앉아 세상을
관조하는 느낌에 그는 이 위험한 산책을 끊을 수 없었다. 63빌딩 옥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던 중 그는 어떠한 영감을 느꼈다. 아주 친근한 영감을 말이다. 그는 자기혐오와도 같은 불쾌한 느낌에 영감을 따라 날아갔다. 어느 정도 갔을 때 그는 혈향을 맡았다. 어두운 골목길
사내로 한 사내가 아이의 손을 잡고 다급히 뛰고 있었다. 사내의 사타구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영랑은 그들에게로 뛰어내렸다.
“나....나이트후드? 당신이지? 맞지.”
“이봐요 당신 상태가....”
“빨리...급하다고! 괴물이 쫓아오고 있어! 빨리 그 애는 삼대독자란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제길, 빨리!”
영랑은 얼떨결에 아이를 인수받고 옆의 주택의 지붕에 올라갔다. 그리고 사내가 왔던 길에서 한 사람이 나왔다. 그는 흑백의 후드를 입고 검을 창을 들고 있었다. 매우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그자는 창으로 사내의 사타구니를 거침없이 찔렀다.
“끄아아아아악!”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그는 아이의 눈을 가렸다. 분명 끔찍한 일인데 그의 마음에 쾌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흑백후드의 사내는 창으로 영랑을 가리켰다.
“나와라. 동포여.”
“동포?”
그는 천으로 둘둘 말은 금빛 직사각형의 검을 쥐고 그와 마주했다. 흑백후드의 사내는 입꼬리를 말고 말했다.
“왜 그런가..... 나를 느끼지 못하는 건가? 이 가혹하고도 슬프고 비극적인 이 기운을?”
“너.....너도?”
“그래 나도 고자의 화신이다. 너와 마찬가지로 말이지.”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몰라서 묻나? 이것은 우리의 숙명이야. 세상을 우리와 같은 레벨로 만드는 거지.”
영랑은 갑작스레 발검했다. 그의 검은 검기로써 나뉘며 사내의 사혈을 점했다. 하지만 사내는 오히려 검기를 튕겨냈다.
“뭐야....너 고자가 아니었나?”
“전 건장한 남성이라구. 함부로 말하지마 이 애송이 놈아.”
“이....개새끼가!”
사내는 창에 음산한 기운을 모아 영랑에게로 쏘아냈다. 그 창에 실린 경기는 너무나도 막강해 도로를 갈아엎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닌지 그의 창에서 무수한 강기가 뿜어져 나왔다. 창영이 창공을 덮어 영랑에게로 쏘아져 나갔다. 영랑은 금검을 힘차게 휘둘렀다.
그러자 창영이 와해되었다.
“어? 너 고자도 아닌 주제에 꽤 세군.”
‘비...빌어먹을 뭐야. 단 일수에 이런 막강한 경력이 들어있다니.’
‘야 이 멍청아! 당연히 강할 수밖에 저놈은 발기부전이다.’
‘우앗? 진짜요?’
3년 전 그에게 후드를 씌운 그 노인이 영랑에게 조언을 주었다. 영랑은 의외의 사실에 깜짝 놀랐고 노인은 계속 얘기했다,
‘저놈은 발기부전으로 너보다는 고자에 가까운 존재. 동질감을 느끼는 고자들이 더 많은 힘을 빌려주는 것이 당연하지.’
‘저 녀석 젊어 보이는데 벌써....’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그 청년은 쉴 틈 없이 그를 공략해 들어왔다. 그의 창은 어느 것이 진짜고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환영으로 나뉘어 영랑을 압박했다. 영랑은 혼신의 힘을 다해 가까스로 그것을 막아냈다. 허나 그것을 막아내기에 급급했을 뿐 이었다.
“이이이익! 이 고자도 아닌 놈이!”
청년은 창을 거두었다. 그리고 양 손을 모아 마기를 응집하기 시작했다.
“마라미라야라르러....”
그러자 후드에서 이상한 회색 물질들이 꿀럭꿀럭 게워져 나왔다. 이내 그것들은 창공을 활보하며 하늘을 뒤엎었다. 그렇다! 그것은 후드 속에 갇혀버린 고자의 망령인 것이다.
“크하하하, 얼마 만에 맛보는 인간냄새냐!”
“거대한 양기가 느껴진다!”
“하초를 먹어치우자!”
망령들은 제 말만 지껄이다가 영랑의 거대한 양기를 느꼈다. 그것은 고자들은 가질 수 없는 건장한 성인 남성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러한 향기였다. 망령들은 영랑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의 하물로 몰려들었다. 그의 그것을 먹기 위해.
“히에에엑! 저리가! 저리 가 라구!”
영랑은 공포에 질려 이리저리 뒹굴며 악착같이 따라붙는 망령에게서 도망쳤다. 청년은 그 모습을 보고 비웃으며 망령을 거두었다.
“너에게 열흘의 시간을 주지. 그 안에 네 스스로 물건을 자르던지 아니면 내 눈에 보이면 내가 직접 잘라주지.”
그리고 청년은 사라졌다. 영랑은 이리저리 패인 고투의 흔적에 주저앉아버렸다. 영랑은 풀린 다리를 간신히 잡아 터덜터덜 걸어갔다. 영랑은 아이를 분실물 신고함에 넣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 없이 울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았다. 영랑은 눈물로 얼룩진 자신의 얼굴을 비비고 tv를 켰다.
“어젯밤, 성인 남성 70여명이 사타구니가 파열된 채로...”
영랑은 다급히 tv를 껐다. 영랑의 눈가에는 다시 공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의 정력과 하물은 3년 전 그날부터 급격히 발달했고 그 날 이후로 동정도 뗐다. 이런 그이니 그의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히키코모리처럼 침대에서만 누워있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라디오에서 나오는 속보는 그의 심장을 죄었다.
“제...발! 제발! 이게 꿈이었으면!”
‘그만 질질 짜 이 애송이 놈아!’
“여..영감님!”
‘벌써 열흘이 지났다! 죽든살든 가봐야 될 것 아니야! 고자는 무슨 괴물이래냐?’
영랑은 노인의 말에 훌쩍 훌쩍 거리며 금검을 챙기고 후드를 입고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선 그곳은 아비규환이었다. 도시는 불타고 고자들은 좀비처럼 거리를 쏘다녔다.
“으악! 살려줘. 거긴 안돼! 안된다고! 끄아아악!”
사내의 비명소리가 도시에 흘러넘쳤다. 영랑은 공포로 식어가는 자신의 몸을 부여잡고 천천히천천히 걸어갔다. 한동안 걷던 중 검은 연기가 그의 주위를 둘러쌌다. 그리고 그 속이 세로로 갈리며 청년이 나왔다.
“오랜만이야, 동포. 어때...거세는 하고 왔나?”
“내 대답은.... 이거다!”
영랑이 공포를 마음 한구석에 눌러놓고 검을 휘둘렀다. 허나 청년은 가볍게 검을 피해 버렸다.
“좋아...권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신다 이거지? 한번 죽어봐라!”
그가 손을 하늘로 뻗치자 이상한 음파와 함께 마기가 응집 됬다. 그러자 후드에서는 망령들이 꿀럭 꿀럭 기워 나왔고 고자들은 눈에 핏발이 선채로 몰려들었다.
“남자의 냄새가 난다!”
“거대한 물건의 냄새가 난다!”
수많은 망령들과 고자들이 그에게 달라붙었다. 간신히 공포를 이겨냈던 영랑의 마음속에선 다시 공포가 샘솟았다. 또한 망령들이라면 검을 휘두를 수 있었지만 민간인(?)까지 달려들어 그의 무위를 마음껏 발휘할 수 없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그의 옷은 지금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하하하하! 어디 그 물건이 얼마나 커서 그렇게까지 하나 보자!”
고자들과 망령들은 그의 의복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고 영랑은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며 그의 몸을 가렸다. 하지만 그에는 한계가 있었고 마침내 그의 물건이 찬찬히 위용을 보였다.
그리고 일순간 영랑을 제외한 모두가 경악했다.
巨大
그렇다. 그의 그것은 보통에 비하여 매우 훌륭했던 것이다. 청년은 그 사실에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저 놈의 그 것을 잘라! 잘라버리란 말이야!”
망령들과 고자들도 열등감에 쩔어 영랑을 공략했다. 영랑은 그 순간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그래...뭐 어쩔 수 없지...뭐 고자도 사람이니까.’
그런 자비심을 갖자 그의 시야는 눈에 띄게 넓어졌다. 눈물을 흘리는 고자들의 모습을 보았다. 비명을 지르는 망령을 보았다. 그리고 열등감에 비분강개하는 청년을 보았다. 그리고 생각한다.
‘불쌍하다.’
그렇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 들은 너무 불쌍한 것이다. 남들에 대한 열등감에 눌려 살아가는 이 들이 너무 불쌍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서 노인이 말했다.
‘잘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왕자지도이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그런 마음! 그것이야 말로 활검의 의지인 것이다!’
그의 몸속에서 이상한 기운이 끓어올랐다. 그 기운은 낯설었지만 그 무엇보다 따뜻했고 또한 관대했다. 그 기운은 그의 몸속을 달리며 활력을 주었다. 그는 가볍게 자신에게 붙은 것들을 떼어냈다.
“아아...그렇군...이것이 바로 활검지도. 이것이 바로 왕자지검(王者之劍)이로군.”
청년은 당황한 티를 역력하게 드러냈다. 그 기운에 후드속의 망령들이 동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영랑은 마음껏 왕자지검인 활검을 펼쳤다. 활검의 부드러운 기운은 상처 없이 고자들과 망령들을 잠재워버렸고 얼마채 지나지 않아 모든 고자들과 망령들이 잠들어버렸다.
“이 정도로 끝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절대 안 돼!”
청년은 강한 와류로 쌓인 창을 그에게 던졌다. 허나 영랑은 가볍게 그것을 흘려버렸다. 이어서 영랑에게 공격을 날렸지만 청년의 공격은 모두 무산되었을 뿐이었다. 그는 직감했다.
이런 식으로는 난 그의 머리털조차도 건드릴 수 없다고.
“그럴 수는 없다고!”
그리고 청년은 자신의 사타구니를 박살내버렸다.
“크아아아아아아!”
“뭐...뭐야!”
‘저 놈....고자왕의 재목이었던가.’
“고자왕이요?”
‘그래 스스로 고자가 됨으로써 후드와의 싱크로율의 한계를 돌파하여 망령들을 완벽하게 지배하는 거지.’
청년의 몸을 완벽하게 마기로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완벽한 구체를 이루자 펑 소리를 내며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청년은 급격히 당황하며 절규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어떻게 된 거냐고!”
청년은 서럽게 땅을 치며 울부짖었다.
“그들도 복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들은 복수를 원한 것이 아니야.”
청년은 영랑을 봐라봤다.
“그들이 원한 것은 그들도 평범해지고 싶다는 것뿐 그것뿐이야.”
“세상을 다운그레이드하는 것 보다는 자신들이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는 거지.”
청년은 훌쩍거리며 경청했다.
“한번 잘린 물건은 후에 더 탱탱하고 튼튼하게 다시 난다고 한다.”
청년은 그에 말에 눈물을 닦고 일어선다. 그리고 영랑의 품에 안긴다.
이로써 깊은 어둠은 맑은 새벽이 되고 앳된 소년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늦었지만 일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