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마당 - 감상/비평
1. 불안감을 자극하는 소설이다. 심미적이고 유려한 본인을 몹시 자극한다. 진정되지 않는 심정을 이어서 쓰고 있다. 1.2배 속도로 읽어 내려가 볼 때 그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심약한자는 읽지 마시오.
‘흉터’ 약간 역겨운 소재로 시작하는 진행은, 광증으로 일관되게 나아간다.
과거의 한 사건을 잊을 수 없는 주인공은, 집착과 수집의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절제는 있다. 주인공은 크게 감정에 휘둘리는 타입이 아니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다른 것에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에, 주인공은 결과적으로는 광증에 휘말리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나 별 자각 없이도, 이상 행동을 보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우리는 마음이 정상이고, 행위가 비정상이면, 정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남들의 마음을 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감정을 가지고 괴상한 행동을 저지른다.
여기까지가 전반부의 내용이다.
그런대 여기까지 오면서, 이 글은 심리적인 묘사를 자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감정을 절제하는 글로,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그것은 당연히 어렵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 약점을 매우 흥미로운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초반부의 어두침침하고 잘 분간하기 무뚝뚝한 단어선택 그리고 반복되는 문장구조는,
어깨를 짓누르며 중반부의 반복되는 단어 나열로 공황 증을 야기시킨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느끼고 있을 당시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는가?
그것은 주인공의 절제되는 자기마음 인식과 직결된다. 바나나를 먹지 않아도,
바나나 향+ 우유를 먹음으로써 같은 효과를 받게 되는 것과 같다.
일종의 체험 인식인 것이다. 코를 막고 바나나 우유를 먹는다면, 바나나 맛을 느끼지 못한다.
이것은 알고 먹는 사람만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일종의 고급 음식이다.
이 글은 잠시 답답함과 공황 증을 주긴 하지만, 오래 계속 되지는 않는다. 그 후 에는 오히려 부드럽게 진행 된다.
그러나 잠시 후 증상을 넘어선 무언가가 닥치게 된다.
초반부 첫 분기점에 자리잡은 중의적인 분위기, 이중적인 표현으로 헷갈리던 것이 마치 복선처럼 작용한다.
그저 의혹으로 남고 있다가, 후반부의 필름이 끈긴 듯한 진행이 나올 때 여러분은 거친 숨을 내쉬게 된다.
현실 인식이 혼동되는 것을 겪은 후, 잠잠하다가 기억장애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들은 완벽하게 그저 진행되고 있다.
어제부터-7일 전까지의 기억이 사라져버린다면? 갑자기 자신과 타인이 한번 정도 혼동된다면?
우리는 그저 한번 정도는 넘어가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기묘한 점은, 우리가 몇 일 전 일을 떠올릴 일이 없다면,
그 기억이 사라졌는지 어떻게 파악할 것 인가?
단 한번만 이런 일이 있어도, 정신의 많은 부분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어떻게 장담하는가?
그렇다. 우리는 스스로의 기억이 맞는지 테스트하기 힘들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시비 걸고 때려놓고 먼저 맞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의심의 여지 없이 그것을 믿는다. 개인이 스스로를 확인할 방법은 거의 없다.
지극히 현실적인 공포가 와 닿지 않는가?
우리는 소재에서부터 이어지는 괴기한 분위기 속에서,
답답증과 공황 증을 느꼈다가 마침내는 스스로를 의심하는 단계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마무리로 진행되면서는
정말 가슴 아프게도 이런 것들을 기인하는 사건이, 시간이 지나보면 얼마나 사소한 것이 되었느냐 하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 우리는 이상한 증상들 어디에도 하소연 할 곳이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