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가 바뀌었군요.
바람의 인도자의 본편 연재가 중단된지도 벌써 2년이 되가네요.
그래도 변함없이 바람의 인도자를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고 계신 독자님들께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2009년의 절반을 한 장편상업영화 팀의 조연출로 일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는데, 서른이 되어서야 겨우 그 길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되었네요.
너무 소중한 기회였고, 그래서 바람의 인도자마저 내팽개치고 정신없이 일에 매달렸나 봅니다.

번번이 말씀드리는 거지만, 독자님들껜 늘 죄송하고 또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간간히 보내주시는 쪽지들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곧 연재를 재개하겠다 약속은 해놓고 한번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도 듭니다.

그래서 이제는 섣불리 말을 꺼내기도 두려워지지만, 저는 결코 바람의 인도자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만은 절대로 변함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어느 시점에서 연재가 다시 시작될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이제 첫 영화가 끝났고 다시 글을 쓰려 하고 있지만, 그것이 바람의 인도자에 대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 바람의 인도자는 포기하세요. 문피아에는, 그리고 이 세상에는 바람의 인도자보다 훨씬 재밌고 얻을 것도 많은 좋은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간간히 글이 올라오긴 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장기적이고 규칙적인 연재로 이어질지는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카메론 감독의 그 영화는 카메론 감독이 고등학교 시절 연습장에다 끄적꺼린 몇 줄의 소설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계속 다른 영화를 만들면서 나는 언젠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 꿈을 꾸고 있었던 거지요.

나의 바람의 인도자도 그렇게 시작된 소설이지만, 나와, 그리고 내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런지는 하나님만이 아실 겁니다.

맛있는 음식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듯이, 제가 만드는 창작물도 그러했으면 하는 게 저의 꿈입니다. 그것이 수천 수만 명에게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 제가 만든 창작물이 세상을 조금 바꿔놓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ㅎ

혹자는 모든 이야기가 거짓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야기에 창작자의 진심이 담겨있지 않으면 사람을 감동시킬 수 없다고 믿습니다.  
늘 그 진심으로 독자님들과 소통하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다보니 가장 가증스런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네요.

바람의 인도자는 다시 시작될 겁니다. 하지만 그게 내일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 혹은 수십 년 후가 될지는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독자님들에게 제가 가장 솔직하게 내드릴 수 있는, 그 오랜 기다림에 대한 답변인 것 같네요.

연초부터 우울한 소리나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바람의 인도자를 못 잊으시겠다면, 이미 연재된 분량이나 한번 더 읽어주실 것을 권해드려야겠네요.
어쩌면, 연재재개가 있기 전에 이 전에 글을 쓰면서 아쉬웠던 부분들 (특히 도입부)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있을 것 같아서요. 프롤로그를 제외한 단의 첫 등장씬 같은 경우는 아예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바람의 인도자를 계속 연재하기 위해 이전에 연재된 분량들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너무 오래 쉬었더니 저조차도 앞의 내용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들이 있더군요;

또 말이 길어지네요.
이제 공지사항은 이걸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연재지연이 계속 된다해도 어떤 사과문이나 변명도 올리지 않을 겁니다. 역시 창작자는 창작물로서 말해야할테니까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람의 가호가 여러분과 함께 하길..ㅋ